민원을 올려도 답변없는 공주시

안녕하신지요? 한가위가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시장님을 뵌 지도 한참이 되었습니다.

옛날 시장께서 교수이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대학행정 혁신위원회로 참석하여 혁신을 논의하던 시절 말입니다. 우리는 그 때 대학행정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지를 논의한 바 있었지요?

이제 세월이 흘러 시장께서는 “다음 선거에서 출마하시지 않겠다”고 선언하셨고, 나는 대학교수를 퇴직하고 개인 연구실인 JH 지식곳간채[한국풍속문화연구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람이나 주제에 따라, 재임 기간 동안 시장의 평가가 다르겠지만, 그 공로로 ‘5도2촌’을 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내가 잘 몰라서 그렇지, 시장께서는 행정학과 교수 출신이니 행정상 탁월한 업적을 남기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공주시민의 한 사람으로 시장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은 동료 교수였던 시절과 시장 불출마 선언을 하신 것을 기회로, 현역 시장 마무리 단계에 백제문화제에 대한 몇 말씀을 드리고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나는 공주사범대학 재학 4년과 1982년[공주대학 부임]부터 오늘날까지 공주에 살고 있습니다. 35년을 공주에서 산 셈이지요.

그러나 실은 내가 1968년 대학입학 때부터 7년을 제외하고 한 번도 공주와 떨어지지 않았으니 거의 40여년을 공주에서 살았습니다.

그 동안 나는 공주문화에 관한 글을 썼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공주학자’라고나 할까요? 그런 의미에서 백제문화제에 대한 말씀을 드릴 자격은 충분하다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백제문화제[9월28일~10월6일]가 바로 코앞에 있습니다. 내가 이렇게 말씀을 드리는 것은 프로그램을 바꾸자는 것이 아닙니다.

재정적 부담이 없이도 생각 혹은 이해만 있다면 가능한 일을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뿐입니다. 또 하나는 내년 백제문화제를 위하여 준비하는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나는《특급뉴스》에 <백제문화제에 백제가 없다?>, <공주시의 ‘백제문화제의 권력’을 느끼다>, <‘소통불통’의 백제문화제 팀에게> 등 백제문화제에 대한 소견을 썼습니다.

말하자면, 제59회의 백제문화제에 대한 ‘행사 의견 민원’을 올린 것이지요. 시민일 뿐더러 문화를 전공하는 학자로서, 신문사의 편집위원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습니다. 그래서 시장께 공개서한을 드리는 지경까지 이른 것입니다. 이 대목은 시장의 행정 장악력에 대하여 의심을 받을 수 있는 부분입니다.

시장이 ‘백제문화제에 대하여 무관심’이어서 그러 한가, 아니면 ‘문화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적어서인가? 이런 것 말입니다.

한 번 되짚어 보겠습니다. 4년에 걸쳐 백제문화제의 ‘금강 임금 행차’ 이벤트에 제안을 올렸습니다. 임금 내외는 금강 상류를 바라보며 행차를 합니다. 그런데 왕과 왕비의 위치가 '흉례凶禮'[쉽게 이야기 하면 초상집]로 배치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길례吉禮'[구식 혼인과 같은 경우] 즉 남자 오른 편에 왕비를 두자는 의견이었습니다. 거기에 왕과 왕비를 너무 홀대하지 말고 맨 머리에 양산[일산]을 씌워 들이자는 것을 곁들였지요.

이 지적을 한 지 4년이 흘렀습니다. 해당 공무원에게 글로 써주라고 해서 그렇게 하였고 또 행차에 관한 논문도《웅진문화》에 발표하기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오늘날까지 변화가 없습니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사람들에게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을 듣고자 하였습니다. 결론은 ‘시장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시장이 직접 지시하였다는 것은 아닙니다.

구중회와 시장 관계가 껄끄러우니 공무원들이 알아서 구중회 의견을 검토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시장께서 선호하는 교수의 의견이었다면 반영하였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나는 이러한 접근 방식을 믿지 않습니다. 시장이란 ‘개인의 선호’에 따라 행정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백제문화제가 잘 되는 일이라면, 시장이 개인적으로 다소 못마땅하더라도 시행하리라고 믿는 까닭이지요.

그런데 4왕 추모제 때 제관과 관련하여 ‘엉뚱한 일’이 발생하였지요. 일본 사람이 제관으로 참여한 일입니다. 유교식 의례는 3헌관이 기본입니다.

2011년 백제중흥 4대왕추모제 장면. 사진 왼쪽부터 헌관으로 참여한 이준원시장, 고광철 공주시의회 의장, 이정우 전교, 일본 가라츠시 무령왕교류실행위원회 회원.

그런데 4헌관이라니? 놀라운 일입니다. 이러한 일을 감행할 수 있는 사람은 시장밖에 없다고 나는 믿고 있습니다.

일본 사람이 참여하기는 하였지만, 이런 의례를 보고 ‘무지함’을 느꼈을 것입니다. ‘국제적 망신’이라는 것입니다. 하여튼 시장께서 지시하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일은 그렇게 되었습니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시장의 행정적인 장악력이나 문화적 이해 면에서 ‘무능’이나, ‘무지’라고 의심 받을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점 시장께서 인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시민들은 시장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받는 것을 누구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공주는 누가 뭐라 해도, ‘무령임금의 브랜드’로 가야하고 갈 수밖에는 없습니다.

나는 《풍속문화로 만난 무령 임금의 12가지 비밀》[공주문화재과 지원 받음]을 쓴 저자입니다.

적어도 무령 임금의 이야기는 12가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말하자면, ‘무령임금 무덤’이라는 ‘각본’에 ‘각색’을 한 셈입니다. 이제 ‘연출’만이 남아있지요.

그런데 백제문화제를 보면, 무령임금에 대한 ‘연출’이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무령왕의 이야기꾼>[시간:상설, 장소:무령임금 무덤 앞], <무령왕 이야기 특강>[시간 상설, 장소:웅진백제역사관]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프로그램은 무령임금에 대한 지극히 정적인 것으로 부수적인 것의 하나에 불과합니다. 중심 프로그램이 변두리에서 그것도 빌붙어서 한다는 느낌을 버릴 수 없습니다.

이러한 사실도 공주시장의 백제문화제에 대한 이해에 대하여 의심을 받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혹시 누가 “대학교수 출신이라더니 별 것이 아니네. 옛날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잖아”라고 하더라도 응답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백제문화제 혹은 문화에 대한 행정은 공주시청[백제문화제추진위원회] 담당자의 구상과 제작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관광자나 시민들의 마음에 따라 구상과 제작이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시장의 보기가 좋은 사례일 것입니다. 복지시대의 문화정책은 모두 이러한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장님께서 잘 아시는 것이지만, 최근 백제문화제의 흐름이 이와 같이 접근하지 않고 있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시장 임기가 이제 10개월 정도 남았습니다. 옛날 같은 동료 교수와 공주시민의 한 사람으로 시장께서 ‘길이길이 기억되는 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공주 문화에 대한 의견을 시장께 지속적으로 올리겠습니다. 우리 시장을 도와주자는 의미인 것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요사이 일기가 고르지 못합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가내 화평을 기원합니다.한가위도 잘 보내십시오.

2013년 한가위를 앞두고

JH 지식곳간채[한국풍속문화연구원]에서
구 중 회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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