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땅이 1천 평이다. 그중 잔디와 풀밭이 600여 평이다. 사택이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목조건물이다.

지나가는 사람들로부터 “참 보기 좋다는 말을 들으려면 주인은 죽어나야 한다”는 말이 있다. 참 실감 나는 말이다.

교회의 장기발전을 위해서는 태양광발전소라도 해야겠지만, 녹지공간을 위해 그냥 두고 있다.

여름만 되면 돌아가신 장 장로님이 생각난다. 10여 년간 묵묵히 예배당을 잘 관리하셨다. 그 뒤로 일꾼을 얻거나, 양지가 예초기 메고 제초작업을 하고 나면 며칠씩 앓아누워야 하는 세월이 있었다.

그러다가 몇 년 전부터는 잔디 깎는 기계를 사서 직접 깎기 시작했다. 그래도 쉽지 않은 일이다. 농사일이나 잔디 깎는 일은 꼭 한 여름에 해야 하는 일. 여름에 잔디는 왜 그렇게 잘 자라는지….

마침 기계가 고장 나서 고치면서 기계는 좋은데 왜 잘 깎이지 않는지 물어보았더니 잔디가 크면 깎기 어려우니까 자주, 겹쳐서 깎으라고 일러준다.

해보니까 맞다. 그러려면 한 달에 두 번은 깎아야 한다. 물론 주변 언덕은 예초기로 깎아야 한다.

문제는 또 있다. 교회 공원묘지를 만들었는데 규모가 그리 크지 않지만 길가에 있어서 남 보기가 그래서 자주 깎아야 한다.

교회에는 화단도 있다. 게을러서 꽃은 많지 않다. 잔디는 깎으면 되니까 관리하기가 그나마 낫지만, 꽃밭은 일일이 매주어야 한다.

『잡초치유밥상』의 저자 권포근 여사는 “풀을 귀찮은 존재로 보면 잡초지만 먹거리로 보면 약초”라고 하였다. 그래서 가능한 한 잡초들을 그대로 두었다.

작년에 꽃밭에 맥문동을 심었더니 일일이 손이 필요해졌다. 그런데 교인들이 노령화되고, 코로나로 식사를 할 수 없으니 교인들이 할 수도 없다 보니 풀이 꽃을 덮어버렸다.

새벽에 마음먹고 며칠을 풀을 맸더니 깨끗해졌다. 보람도 느껴졌다. 풀이 우거져 보이지 않던 천년초가 보이고, 어성초가 나타나고, 꽃피운 맥문동이 보인다.

맥문동은 생장이 강한 꽃인가 보다. 잘 뽑히지 않고 부추가 자라지 않는 메마른 땅에서도 건재한 것을 보니 말이다.

이제 영적인 일 뿐만이 아니라 농사와 잔디관리 등 풀과의 전쟁에서 이겨낼 수 있는 목회자가 필요해 보인다. 한국의 농촌교회 현실이 다 그럴 것이다. 그래도 감사하다.

잔디를 깎을 힘(건강)이 있어서 감사하고

깎을 수 있는 잔디밭이 있어서 감사하며

잔디를 깎고 꽃밭을 가꿀 수 있어서 감사하고

그럴만한 시간이 있어서 감사하며

잔디를 깎고 꽃밭을 가꾸며 땀을 흘릴 수 있어 감사하고

작업을 한 후에 조촐한 보람을 느낄 수 있어서 감사하며

땀 흘린 몸을 씻어내고 느끼는 상쾌함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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