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주 공주대 명예교수의 칼럼

벌써 12월 중순이 넘어가고 있다. 오늘도 정치 뉴스는 여전히 여당과 야당 간에 서로 다투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은 우리나라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들인데, 오래 전부터 국가의 중대사를 놓고 다투기만 하고 있으니 국민들은 불안하다.

심지어는 국민들도 양쪽으로 갈려 서로 다투는 형국이라서 더 더욱 불안하다. 발전적인 갈등도 있다고는 하지만, 요즘 정국은 그렇게 보기에는 갈등의 정도가 지나친 것 같다. 이 모든 것이 소통(疏通)의 부재에 기인되는 것 같아서 그 어느 때 보다도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1990년에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소통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엘리자베스 뉴턴의 실험이나 ‘소통을 잘 하는 10대 법칙’ 등 소통에 관한 이론은 많지만, 우리가 사는 현실은 이론대로 되는 경우가 별로 없는 것 같다.

선거에 의해 구성되는 국회는 말할 것도 없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대학이나 병원, 기업조직 등 등 모두가 소통이 잘 되지 않아 많은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고, 각종 민원이 야기되어 많은 행정력이 낭비되곤 한다.

그래서 공, 사조직을 막론하고 구성원들이나 이해당사자 간에 공청회, 토론회를 포함한 각종 회의를 통해 소통의 효과를 높이려는 노력을 한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 회사가 된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가 주장한 ‘피자 두 판의 법칙(two-pizza team rule)’도 소통을 잘 되게 하는 원리로 제시되기도 한다.

피자 두 판의 법칙이란 큰 사이즈의 피자 두 판으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소규모 팀을 구성해서 운영하라는 원칙이다.

피자 두 판을 각 각 8조각씩 16조각으로 나눈 다음, 한 사람 당 2?3조각을 먹을 수 있도록 6?7명, 그러니까 최대한 8명 이내로 한 팀을 구성하면 아무리 짧은 시간 동안 회의를 하더라도 모든 구성원들이 의견을 낼 수 있어 소통이 잘 되고, 강한 동기 부여가 될 수 있어서 일의 능률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공조직인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피자 두 판의 법칙을 차용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행정서비스 수혜대상이나 이해당사자가 매우 많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소규모로 팀을 편성해서 국민이나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특징이 있다는 것을 모를 리 없는 공주시에서는 올 해에 ‘공주시 신바람 시민소통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매우 의욕적으로 시민 소통 협력 기구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

지난 6월에 시민들에게 위원 참여 신청을 받아 거주 지역별, 성별, 연령별로 균등하게 추첨을 통해 100명의 위원을 결정하고, 7월 1일 출범하였다.

공주시 신바람 시민소통위원회(이하 ‘위원회’)에 5개의 분과위원회를 두고 있으니, 한 분과에 20명씩 구성하여 피자 두 판의 법칙을 초과하고는 있다.

그럼에도 위원회에서는 지금까지 6개월 남짓한 짧은 기간 동안, 네 차례의 운영위원회와 세 차례의 전체회의를 개최하였고, 10여회의 공주시 주요 시책 공청회 및 토론회에 참석하였다.

그 결과 11개 주요 시책 방안을 공주시장에 권고하였고, 제65회 백제문화제와 구) 공주의료원 부지 활용 방안에 관한 여러 가지 좋은 의견도 제안하였다.

위원회에서 권고한 11개 주요시책에 관하여 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인 김정섭 공주시장이 위원회에 격식을 갖추어 매우 성의 있게 답변을 하였다.

시의회와는 또 다르게 시민들의 대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위원회 위원들은 그들이 제안한 주요 시책에 관하여 시장이 현황과 문제점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실적이며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면서 위원회의 역할에 대하여 다시 한 번 깊은 인식을 하게 되었다.

위원회의 시민대표 위원장을 맡고 있는 필자는 다른 지역에서 같은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중요한 기구라는 점과 위원들의 의욕과 열정이 매우 강하다는 점에서, 위원회가 더욱 잘 운영되어 새 해에는 공주를 대통(大通)하게 하고, 공주 발전의 큰 동력으로 기능하길 바라는 마음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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